the Mindful Wardrobe
시선

마인드풀 워드롭

새로운 유행이 아니에요

Mindful wardrobe (양보다 질)은 갑자기 나온 말이 아니에요.
1970
년대 런던에서 옷장을 작게 편집하자는 캡슐 워드로브로 시작됐고, 1985년 도나 카란이 일곱 벌로 한 주를 입는 컬렉션으로 알려졌어요. 2007년경 케이트 플레처가 '슬로우 패션'이라는 말을 썼고, 2010년 코트니 카버가 33벌로 석 달을 지내는 Project 333을 시작했죠. 이름은 달라도 생각의 의미 같아요.

많이 사서 빨리 버리는 대신, 오래입을 옷을 고르자는 태도를 Mindful wardrobe라고 부른답니다.  옷장은 가득한데, 손이 가는건 늘 몇벌 뿐일때 있죠? 옷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옷이 적어서일지 몰라요. 개수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지금 내몸에 맞는 편안함, 생활방식 그리고 환경과 연결해서 옷을 살 때, 잘 고르자라는거에요.

 

Mindful wardrobe을 이루는 세 가지

 

나의 편안함
입었을 때 편하고, 하루를 지내는 동안 신경 쓰이지 않는 옷이에요. 조이는 곳도, 거슬리는 곳도 없어야 자연스럽게 손이 가요.

지금의 내 몸
사이즈 표의 숫자보다, 지금의 몸과 생활에 맞는지가 먼저예요. 몸은 계속 달라지니까, 예전 사이즈가 아니라 오늘의 나를 기준으로 골라요.

환경 
옷 한 벌에는 원단을 만들고, 염색하고, 옮기는 과정의 자원이 이미 담겨 있어요. 오래 입을수록 새 옷을 덜 만들고, 버리는 옷도 줄어들어요. 영국의 비영리 단체 WRAP은 옷을 9개월만 더 입어도 탄소, 물, 폐기물 발자국이 최대 20% 줄어든다고 밝혔어요.

그래서, 옷을 사기전에 이렇게 한번 더 생각해보세요.
입었을 때 편할까? 나 한테 잘 맞을까? 오래 그리고 자주 입을 수 있을까?

 

매장에서 30초,
편하고 오래 입을 옷을 알아보는 법

 

입었을 때의 편안함은 겉모양이 아니라 만든 방식에서 결정돼요. 옷을 만드는 현장에서는 완성된 옷을 늘 같은 순서로 확인해요. 그 순서를 쇼핑에 쓸 수 있게 정리했어요. 가격표보다 먼저, 이 다섯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혼용률 라벨을 먼저 본다.
옷 안쪽 케어라벨에 소재 비율이 적혀 있어요. 소재에는 좋고 나쁨보다 어울리는 용도가 있죠. 레이온과 면은 가볍고 시원하고, 폴리에스터와 스판덱스는 형태를 잡고 복원이 좋아요. 같은 면이라도 스판이 조금 섞이면 형태 유지가 좋아져요. 내가 입을 자리에 맞는 조합인지 보세요.


늘어나는 힘보다 돌아오는 힘을 본다.
신축성만 좋은 원단은 몇 시간만 입어도 무릎과 엉덩이가 나와요. 원단이나 밴딩 허리를 쭉 늘였다 놓았을 때 자국 없이, 천천히 완전히 돌아오는지 보세요. 꽉 쥐었다 폈을 때 구김이 금방 풀리는지도 같은 확인. 구김이 그대로 남으면 한나절만 입어도 후줄근해져요. 레이온처럼 원래 구김이 잘 가는 소재는 같은 소재끼리 비교해 보세요. 밴딩 허리는 폭도 중요해요. 너무 좁으면 살을 파고들어 라인이 울퉁불퉁해지고, 폭이 넉넉하고 힘이 적당해야 배를 부드럽게 감싸면서 티가 나지 않아요.


봉제를 안팎으로 본다.
겉은 겨드랑이와 가랑이를 살짝 벌려 보세요. 가장 힘을 많이 받는 곳이라, 실 사이로 틈이 보이면 오래 못 가요. 안은 뒤집어서 피부에 닿는 솔기가 두껍거나 거친지 확인. 하루 종일 마찰이 생기니까요. 특히 브라탑처럼 몸에 밀착되는 옷은 안쪽 마감이 편안함의 절반이에요.

 

좌우 대칭을 본다.
옷을 반으로 접어 소매 길이, 주머니 위치, 무늬가 맞는지 보세요. 대칭이 맞지 않으면 입었을 때 몸이 틀어져 보여요.

 

원단 표면을 비벼 본다.
손바닥으로 몇 번 문질렀을 때 표면이 일어나는 느낌이 들면 보풀이 잘 생기는 원단이예요.

편한 옷은 몸을 놓아주되, 형태는 놓지 않는 옷. 이 균형이 무너지면 편안함은 금세 후줄근함이 돼요.

 

좋은 옷의 기준, 가격이 아니라 횟수로 보세요.

 

이 다섯 가지를 통과한 옷은 대체로 오래, 자주 입게 돼요. 다만 이런 옷은 가격표가 더 높은 경우가 많아서 망설여지기도 하죠. 그럴 때는 가격 대신 한 번 입을 때 드는 비용, 즉 ‘1회 착용 비용'으로 비교해 보세요. 옷값을 입은 횟수로 나누면 돼요.

  • 세일한다고 샀던 브라우스
    3
    만원대  ·  5번 입었더니, 보풀 생김 → 1회 착용 비용 6천원

  • 단순한데, 입어보면 편안 상의
    5
    만원대  · 일주일 2번 2년 착용 (약 200회) → 1회 착용 비용 4백원

비싸 보이던 옷이 실제로는 열 배 넘게 싼 옷일 수 있어요. 좋은 옷을 산다는 건 사치가 아니라 계산으로 알수 있어요.

 

Mindful wardrobe는 규칙이 아니라 질문. 지금의 내 몸과 하루에 맞는지, 오래 곁에 둘 수 있는지 묻고,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옷만 남기는 것. 우리가 옷을 만드는 기준과도 같아요.